서울 전세난, '2억' 보증금에 쫓겨나는 '전세 난민'…부천·광명으로의 엑소더스
서울 전세 시장의 위기: 갱신 계약 증가와 전셋값 폭등
올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재계약의 절반이 갱신 계약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체 전·월세 거래 계약은 20만 5890건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신규 거래는 10만 9018건으로 전체의 52.9% 수준입니다. 이는 10·15 대책 시행으로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갱신 계약마저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이는 곧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갱신 계약은 기존 세입자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것으로, 전세 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을 반영합니다.

2억 원의 벽: 30대 직장인의 서울 탈출
마포구 상암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전세 기간 만료를 앞두고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 씨는 경기 부천, 광명, 고양 등지에서 가격이 맞는 전셋집을 찾고 있습니다. 박씨와 배우자 모두 서울에 직장이 있지만, 2년 새 2억원 가까이 뛴 전세보증금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는 서울의 높은 전셋값 상승률이 개인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결국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전세 난민'을 양산하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수도권으로 번지는 전세난: 공급 부족 심화
서울 전세난은 경기권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6·27 대책과 10·15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지자 전세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었습니다.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이 겹치면서, 이른바 '전세 난민'이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예상치 못한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치솟는 전셋값: 3년 만에 최고치 기록
실제 서울 전세시장은 공급 부족이 빠르게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1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5억 7333만원으로 전월 대비 503만원 올랐습니다. 1년 전보다 2666만원(4.9%) 상승한 수준이며, 2022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전달 154.2에서 157.7로 상승하며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으로,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을 나타냅니다.

규제 강화와 전세 시장 위축
10·15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1주택자의 이자상환액이 DSR 산정에 포함되면서 전세대출 한도가 줄거나 자격이 까다로워졌습니다. 앞서 6·27 대책에서도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이 시행되면서 임대인이 전세 물건을 줄이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전세 시장의 공급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경기도 전세 시장의 위기: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
전세난은 경기권으로 확산 중입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경기도 전세 매물은 17일 현재 1만 9922건으로 지난달 15일 2만 836건 대비 4.4% 줄었습니다. 이 기간 안양시 동안구는 전세 매물이 537건에서 412건으로 23.3% 줄었습니다. 고양시 일산동구(-22.7%), 용인시 수지구(-21.2%), 수원시 권선구(-21.2%), 안양시 만안구(-20.3%), 수원시 영통구(-18.8%)의 전세 매물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집니다. 경기도 전셋값도 1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원 영통구(0.41%), 광주시(0.36%), 구리시(0.34%) 등에서 급등세가 나타났습니다. KB 전세수급지수도 지난 6월 139.2에서 10월 154.6으로 치솟아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세난 장기화 우려: 공급 부족 심화
공급 감소로 전세난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5347가구로 올해(4만 2835가구) 대비 약 64.2% 줄어듭니다. 2027년에는 9684가구로 더 감소합니다. 전문가들은 적정 연간 수요를 약 4만 8000가구로 추산하는데, 2025년 이후 입주 공백이 이어질 경우 전세시장 불안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의 분석: 단기적, 구조적 문제의 공존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계약갱신현상이 증가함에 따라 임차 수요가 감소해 일부 전세매물 증가한 지역도 존재하는 반면 매매보다 임차수요가 많았던 외곽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세매물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계약갱신 증가, 갭투자 물량 소진 지연 등 전세매물 증가할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매물이 부족하고 내년 입주가뭄을 앞두고 있어 전세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핵심만 콕!
서울의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2억 원에 육박하는 보증금 때문에 서울을 떠나 경기 부천, 광명 등으로 이주하는 '전세 난민'이 늘고 있습니다. 갱신 계약 증가, 전세 매물 감소, 규제 강화, 공급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궁금해하실 만한 점들
Q.왜 서울의 전세 가격이 이렇게 급등하는 건가요?
A.전세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10·15 대책 등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갱신 계약이 증가하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Q.전세 난민이란 무엇인가요?
A.높은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주하는 세입자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Q.앞으로 전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A.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계약갱신 등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이 심화되어 전세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