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유머와 긴장감: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 그 뒷이야기
검찰, '피고인 윤석열'로 시작된 재판
검찰총장,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들었던 말입니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대통령에서 파면되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따라가 봅니다.

군인들의 고뇌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문 공세
이번 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에 나온 증인들의 증언에는 '갈등'이 담겨있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선포된 계엄, 이해할 수 없는 출동 지시, 뒤이은 체포 방해 지시를 맞닥뜨린 군인과 경호관들은 신념과 항명에 대한 두려움 사이 고뇌했습니다. 법정에서 이들을 대면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땠을까요. 선관위 출동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검토하지 않았냐', '서버 점검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냐' 집요하게 따져 물었습니다. 계엄군들의 행동이,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었다는 취지입니다.

양승철 중령의 증언: '항명'의 두려움
지난 10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증인으로 나온 양승철 방첩사 전 경호경비부대장(중령)은 계엄 당일 선관위 출동 지시를 받았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양 중령과 같은 임무를 받은 8명은 임무의 적법성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 8명이 (임무가) 문제가 된다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상부의 지시'와 상충돼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출동 자체에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봤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따르지 않으면 항명"이라 했다는 겁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질문과 양 중령의 답변
윤석열 전 대통령: 강압적이거나 명령을 일방적으로 하는 그런 거는 내려온 적이 없죠? ...(중략)... 여러분들도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것이 법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를 검토를 해보고 '일단 출동하자' 이렇게 한 거 맞지 않습니까? 양승철 중령: 예 그렇습니다. 근데 뭐 자유스러운 분위기였다, 되게 편안한 분위기였다 그런 거는 아니었습니다. 군을 강압적으로 동원한 게 아니라, 군이 법리 검토를 거쳐 자발적으로 참여했단 취지의 주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양 중령은 "자유로운,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군인 생활을 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항명죄'라는 단어는 쉽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유재원 대령, 계엄 하 서버 점검의 적법성 지적
유재원 방첩사 사이버보안실장(대령)은 계엄 당일 선관위 전산실 하드디스크를 떼어오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유 대령은 먼저 사이버보안실에 수사관 자격이 없고, 전산 장비는 절차에 따라 가져오지 않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단 의견을 냈다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선관위 데이터베이스를 '점검'하는 건 계엄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 물었습니다. 유 대령은 계엄이라 하더라도 서버는 절차에 따라 확보가 돼야 하며, 당시 자신들에겐 임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었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당시 내려온 지시가 "점검은 아니라고 인식했다"라고도 했습니다.

홍장원 전 차장 증언과 '지렁이 글씨' 에피소드
지난 13일 이어진 같은 재판에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증언한 인물입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메모의 대부분이 보좌관에 의해 작성됐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초고가 지렁이(글씨)처럼 돼 있다"며 "보좌관을 시켜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초고 자체가 이거(제시된 메모)하고 비슷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홍 전 차장을 마주한 윤 전 대통령은 유독 흥분한 모습이었습니다. 목소리를 높여 반박하고, 증언을 들으며 여러 번 '피식' 웃기도 했습니다. 재판부가 "왜 이렇게 흥분하시냐"며 말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아니 흥분하는 게 아니고, 기사도 많이 나서 '홍장원 지렁이' 이렇게 치면 본인이 낸 초고가 다 뜬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은 모두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경호처 간부의 증언: 위협적인 메시지 공개
지난 14일 열린 체포 방해 혐의 재판에서는, 대통령경호처 이 모 경호부장이 지난 1월 11일 윤 전 대통령과의 오찬을 복기한 메시지가 공개됐습니다. 이 부장은 "오찬으로 인해 제 공직 생활에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단 생각을 했다"며 "그 얘길 들으며 몇 가지 사항들은 문제가 될 수 있고 향후 이런 자리 내가 불려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장이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로 기록한 메시지에는 "밀도(밀고) 들어오면 아작난다고 느끼게 위력 순찰하고, 언론에도 잡혀도 문제없음"이란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는 "정확하게 저 단어들을 쓴 거로만 기억한다"며 "TV에 나와도 괜찮다, 무장한 채로 총기를 노출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미로 저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과 유머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군인들의 고뇌, 증인 신문 과정에서의 날카로운 질문 공세, 그리고 '지렁이 글씨' 에피소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유머가 교차하며 긴장감과 흥미를 동시에 자아냈습니다. 또한, 경호처 간부의 위협적인 메시지가 공개되며 재판의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의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요?
A.내란 혐의, 계엄군의 적법성, 체포 방해 지시, 그리고 관련 증인들의 증언 내용이 주요 쟁점입니다.
Q.'지렁이 글씨' 에피소드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A.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메모 초고 글씨가 '지렁이처럼 돼 있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통해, 메모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에피소드입니다.
Q.경호처 간부의 메시지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A.체포를 저지하지 않고, 위협적인 순찰을 지시하며, 공수처를 향한 위협적인 발언을 담고 있습니다.
